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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를 말하다

⑤ ‘들키지 않는 강간’ 문화에 선전포고를! ‘들키지 않는 강간’ 문화에 선전포고를!비명에 가까운 캠페인 ⑤ 닥터W “골뱅이 따먹는다”는 말이 농담? 어느 날 친한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던 낯선 남성과 술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억이 끊긴 후 일어나보니 알몸으로 모텔에 누워있더라는 거다. 그 얘길 듣고서 자기보다 더 화를 내는 나에게, 친구는 그 남자 이름도, 연락처도 모른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한숨지었다. 결국, 친구는 술에 취한 자신의 실수였다는 자조로 괴로운 기억을 묻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그건_강간입니다 캠페인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 2월 14일 서울 신촌에서 열린 ‘동의하고 하는 행진’에서 손피켓. ⓒ 한국성폭력상담소 “골뱅이 따먹는다”라는 말이, ‘강간’이라는 무.. 더보기
④ 강간이 ‘작업’이라는 말로 대치되는 사회에서 강간이 ‘작업’이라는 말로 대치되는 사회에서비명에 가까운 캠페인 ④ 예지 작업주(酒)와 최음제 사용 후기가 버젓이… 한창 인기를 끌었던 tvN 드라마 의 에피소드 중에는 여자후배에게 술을 먹여 필름이 끊기면 모텔로 데리고 가는 것으로 ‘유명한’ 한 선배가 등장한다. 피해자는 여럿이지만 그는 전역 후에도 여전히 순탄한 학교생활을 즐긴다. 여주인공 또한 술자리에서 그가 따라주는 술잔을 비워내다 잔뜩 취기에 오른다. 그 선배의 부축을 받아 나갈 찰나, 이야기는 멋진 남주인공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는 빤한 전개로 흐른다. 방해(?)에 화가 난 선배가 “왜 작업 다 걸어 놓은 애를 보내냐”며 언성을 높이고, 남주인공은 “취업도 못하고 백수로 지내고 싶지 않으면 조심하라”고 응수하는 것으로 마무리된 채. ▶ t.. 더보기
③ 폭력적인 남성성의 감옥을 탈출하는 법 폭력적인 남성성의 감옥을 탈출하는 법비명에 가까운 캠페인 ③ 이조 ‘섹스 싫어하는 남자가 어디 있어요?’ 어느 날 음악을 하는 친구가 홍대에서 공연한다고 해서 보러 갔다가, 공연 끝나고 홍대 놀이터에서 친구들이랑 일곱 명이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는 무성애자다. 성적 이끌림을 느끼지 않으며 개인적으로 성욕조차 경험한 적이 없다. 또한 나는 젠더퀴어(genderqueer, 젠더를 남녀 두 개로 나누는 성별 구분을 벗어난 성 정체성을 가지는 것을 뜻함)지만, 지정 성별이 남성이고 사회적으로도 남자로 인식된다. 그 날도 무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초면의 남자가 우리 쪽으로 오더니만 갑자기 “말을 끊어서 죄송한데 섹스를 안 좋아한다고요? 제가 돈을 내 줄 테니 저희 같이 안마방 갈.. 더보기
② 두려움에 움츠리기보다 세상을 흔들어봐 두려움에 움츠리기보다 세상을 흔들어봐비명에 가까운 캠페인 ② 수진 ▶ 발렌타인데이에 신촌 연세로 차없는 거리에서 진행된 © 한국성폭력상담소 설 연휴 고향집에서 남동생에게 들은 충고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간 날 막내동생이 반겼다. 둘째에 비해 막내와 시간을 보낸 적이 별로 없는 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차였다. 때문에 둘이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내심 반가웠다. 한적한 카페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동생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말했다. “이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는데, 언젠가 한 번은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누나, 메갈하는 애들이랑 어울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물었다. “왜?” 메갈(메갈리아. 여성혐오에 반대하는 사이트).. 더보기
① ‘술과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방지 캠페인’을 시작하며 비명에 가까운 캠페인 ‘술과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방지 캠페인’을 시작하며 가온 성폭력에 대해 이전과는 다르게 사고하게 되길 술과 약물을 이용하여 발생하고 있는 성폭력에 대한 예방 캠페인을 하기로 한 것은 즉흥적인 일이었다. 작년 10월, 여성혐오에 반기를 든 메갈리아 활동이 한창이었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 촬영물 유포 근거지였던 소라넷이나 그와 유사한 남성들의 성문화에 대한 폭로로 온라인이 들끓던 시기였다. 나 역시 분노가 목구멍까지 차올라 있었다. 그것은 특별한 감각이었다. 분노 자체보다도, ‘함께 분노한다’는 감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감각이 그저 시간의 흐름 속에 사라지지 않았으면 했다. 무력감이 닥쳐오기 전에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성폭력.. 더보기
‘위력’ 이용한 십대성폭력, 법원은 처벌할 수 있을까? - 십대성폭력 고소에 대한 잇따른 ‘무죄’ 판결에 부쳐 ‘위력’ 이용한 십대성폭력, 법원은 처벌할 수 있을까?십대성폭력 고소에 대한 잇따른 ‘무죄’ 판결에 부쳐 이 글은 여성주의 저널 일다에 2016년 3월 18일자로 기사화되었습니다. ※ 필자 하루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주의상담팀 활동가입니다. 최근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부장 김영학)는 “취직자리 알아봐주겠다”며 17세 여성을 유인하여 성관계를 맺어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43세 남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보며, 지난 2014년 11월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1여 년 만에 결국 고등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한 40대 연예기획사 대표 사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 대법원 판결로 인해 이후 하급심 판결 추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예기획사 대표에 의한 십대여성 성폭력 기.. 더보기
'몰카' 전문 소라넷, 10년간 성역 될 수 있었던 이유 본 기사는 11월 20일, 오마이뉴스에 같은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몰카' 전문 소라넷, 10년간 성역 될 수 있었던 이유[주장] 공론화되고 있는 몰카범죄, 소라넷이 있는 한 근절 불가능해 ▲ 몰래카메라가 진화하면서 관련 범죄도 나날이 증가 중이다. 타인의 신체를 몰래 촬영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에 14조에 따라 처벌된다.ⓒ pixabay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설치된 카메라가 나를 몰래 찍고, 그 촬영물이 100만 명이 이용하는 사이트에 올라간다면? 섬뜩하고 몸서리쳐지는 일이다. 몰카범죄의 실상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대다수 여성들이 공동샤워시설을, 공중화장실을, 어쩌면 내 집, 내 방조차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없는 현실에 충격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드러난 것은 .. 더보기
교육부 학교성교육표준안에 대한 의견입니다 교육부 학교성교육표준안을 살펴보고 다음과 같이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교육부 학교성교육표준안에 대한 의견 한국성폭력상담소 & 한국여성의전화 교육부 학교성교육표준안은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전 학년의 아동청소년에 시행될 성교육의 표준안으로서 아동청소년의 성 인식과 성적 자아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한국성폭력상담소는 한국사회의 왜곡된 성문화를 변화시키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로서 학교성교육표준안을 살펴본 결과 학교성교육표준안이 다음과 같이 인권침해와 차별행위를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목 차 1. 성평등감수성을 길러주어야 할 학교성교육표준안이 성별 고정관념과 성 역할을 강화하는 성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생식·남성성기 중심의 서술2) 성.. 더보기
길거리괴롭힘과 공공장소 몰카 길거리괴롭힘과 공공장소 몰카 이 글은 그라치아 2015년 제3권 제15호(통권 59권)에 ‘일상에서 당하는 성폭력, 화장실 몰카’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최근 ‘화장실 몰카’에 대한 경악과 분노가 거세다. 화장실에 가려면 마스크를 써야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학교 화장실, 직장 화장실에서 몰카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는 때때로 들려왔지만, 화장실, 헬스장 샤워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 몰카가 회원수 100만명 이상에 조회수 평균 5만건 이상인 성인사이트 ‘소라넷’에서 지속적으로 유통되어 왔다는 것은 덜 알려진 사실이다. 길거리, 공원, 관공서와 공공기관, 학교, 의료기관, 엘리베이터, 대중교통, 그리고 공공화장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이다. 그리고 여성들이 가장 빈번하게 괴롭힘과 성.. 더보기
공연음란죄와 길거리괴롭힘(street harassment) 반대행동 공연음란죄와 길거리괴롭힘(street harassment) 반대행동 2014년 8월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공연음란 혐의로 체포되었다. 혐의를 적극 부인하던 그는 cctv 감식 결과에 마지못해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게 되었다. 비웃음을 받는 소위 바바리맨과 권위의 상징인 고위 검찰간부의 모습이 겹쳐지자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사건 직후 김 전 지검장은 자신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며 입원했다. 심각한 우울증, 성도착증, 성선호성장애 진단을 받았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평판이 좋았던 엘리트 남성이 ‘정신병 환자’의 모습과도 겹쳐지면서 그의 공적 자아는 한순간에 붕괴했다. 흥미롭게도 김 전 지검장의 행위는 얼마 후 발생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성추행 가해행위와 다르게 읽혔다. 김 전 지검장의 행위는 위계를 이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