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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성폭력 가해자 처벌책 강화와 함께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작년 한 해 잔인하게 묘사된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언론에 노출되면서 성폭력 대책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거셌습니다. 국회는 부랴부랴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작년 말 성폭력 관련법에 대한 대대적인 개정 작업을 벌였습니다. 작년 12월 18일 개정된 성폭력 관련법 대부분이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6월 19일부터 시행됩니다. 이에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변화된 법의 내용과 의미를 살피는 '바뀌는 성폭력 관련 법, 이것이 궁금해요!' 시리즈를 오마이뉴스에 기고하여 복잡한 성폭력 제도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본 기사는 "취중 성폭력, 이제 '고려 대상'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2013년 6월 26일 오마이뉴스에 실렸습니다. 궁금이 시민의 질문: 뉴스로 잔인한 성폭력 범죄를 접하면 분노와 함께.. 더보기
성폭력 가해자 처벌 강화에 매달리는 정부정책에 우려를 표한다 요즘, 안전하신가요?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사람들은 안전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흉악해졌다고 할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언론을 통해 우리는 여성 또는 아동에 대한 잔인한 수법의 강간, 살해 그리고 강간 피해로 인한 자살 사건을 많이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성폭력범죄에 대한 반향이 크게 불거지면서 정부와 정치권은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고 특별위원회를 만드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내세우는 대책을 보면서 상담소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흉악한 성폭력 가해자 사형시켜라!라는 여론의 위험함 한국사회의 성폭력에 대한 시각은 양분화된 엄벌주의 대 온정주의로 나타난다. 엄벌주의 시각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르는 사이이고, 피.. 더보기
성폭력 피해가 부끄러운 것인가요?_영화 <도가니> 읽기(5) 영화 이슈가 전국을 휩쓰는 지금, '성폭력 없는 사회'라는 상담소 활동가들의 희망을 이 광풍의 끝자락을 붙잡고 불태워봅니다. 그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는 '친고죄'에 관한 것입니다. 민수가 법정에 서지 못하고, 결국 개인적인 복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은 왜 발생하게 된 것일까요? 민수가 법정에 설 수 없었던 이유 영화 를 보면 법정에서 자신의 피해를 진술하려고 준비하던 민수가 법정에 한번 서보지도 못한 채 울분을 삼키다가 결국 가해자를 찾아가서 살해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성년자인 민수를 대신해서 할머니가 가해자 측과 합의했기 때문에 고소는 취하되고 국가는 가해자에게 아무런 죄도 묻지 않게 된 것입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합의했기 때문에 명백하게 죄가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 더보기
고려대 성추행 의대생의 꼼수 : ‘피해자 사생활 조사’ 8월 29일, 고려대 성추행 사건의 피의자 중 한 명이 동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해 학생의 사생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보도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밝힌 최영희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장)에 따르면 피의자가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피해자는 평소 이기적이다/아니다 - 피해자는 평소 사생활이 문란했다/아니다 - 피해자는 사이코패스다/아니다 이에 대한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크게 분개했습니다. “해도 너무 한다”,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 이라며, 반성하기는 커녕 자기 구명에만 급급한 가해 학생에 대해 분노를 쏟아놓았습니다. 아마 피해자도 이 사실을 접하고 크게 분노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 한 번 충격을 받고 상처를 입었겠지요.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 더보기
성폭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이 직면한 문제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개소 20주년을 맞아 반성폭력운동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이 자리에는 오랫동안 반성폭력 운동을 해온 활동가들이 모여, 그간의 경험과 문제의식, 각자가 생각하는 우리 운동의 향방에 대해서 가감없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11년 3월 18일 오후 4~7시 한국성폭력상담소 모임터 -이윤상(한국성폭력상담소) -이임혜경(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문채수연(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여성주의실천연구소) -배복주(장애여성공감) 이윤상(이하 이): 오늘 좌담회는 한국성폭력상담소 개소 20주년 기념 특별판 (2호)의 기획특집을 위해 마련된 자리고, 여기서 ‘반성폭력 운동의 쟁점과 미래’에 대해 거침없는 이야기를 나누.. 더보기
친족성폭력가해자인 아빠가 결혼을 앞둔 딸에게 지난 일요일 A의 결혼식을 다녀왔다. A는 내가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인 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게 되었다. 그때 A는 중학생이었고, 지금도 그때처럼 더음더음 언제나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장난을 건다. “쌤이 뭐 이래요. 이것도 못해요?!” 하면서 나의 여러 실수들을 타박하기도 했다. A는 화끈하게 대답하는 법은 잘 없었지만, 그렇다고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도 않았다. 아니 억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다소 안심이 되었다. 조금 시간이 들더라도 A는 원하는 것을 꼭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A는 열림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퇴소를 하게 되었다. A가 퇴소를 한 이후에도 종종 연락을 하곤 했었다. A는 아버지가 성폭력 가해자이다. A는 아버지를 피해 쉼터로 왔지만, 쉼.. 더보기
합의를 이야기 하기 전에 [2] 합의를 하려고는 하는데, 도대체 어떤 내용을 가지고 합의를 해야 할까? 그것은 궁극적으로 내가 가해자로 부터 원하는 것 이 무엇인지 를 아는 것 부터 시작한다. 아직도 잘 모르겠다면, 천천히..... 곰곰히....... 생각해 보자. 내가 앞으로 이 사건을 해쳐 나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게 뭘까? 2. 내용의 문제 +아이디어?! 내가 진짜 사건 이후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가해자와 같은 직장 일 경우 ‘나와 눈 안 마주치기’, ‘다른 부서로 이동하기’일 수도 있고, 가해자와 같은 학교일 경우 ‘전학’이 될 수도 있다. 혹은 ‘반성폭력 운동을 하는 단체에 3년동안 회원가입하고 기부하기’가 될 수도 있다. 가해자의 죄를 교육을 통해서라도 스스로 뉘우치게 하고 싶은가?.. 더보기
합의를 이야기 하기 전에 [1] 제일 좋은 방법은 당사자인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자기 죄를 시인하고 먼저 사과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 그것이 말처럼 쉬운가? 애초에 그것이 피해자에게 커다란 심적, 사회적, 물리적 피해를 주는 성폭력 범죄임을 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그래서 우리는 결국 법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형사나 민사를 통한 ‘법적 해결’ 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합의’ 를 생각하게 되는 데 여기 ‘합의’에 대한 몇 가지 고려할 문제들을 살펴본다. 1. 시기의 문제 + 고소 전 합의 친고죄에서 고소 전 합의는 고소권에 대한 포기가 아니므로 합의를 했더라 하더라도 다시 고소할 수 있다. 고소 전 합의한 내용은 참고가 될 뿐 이다. 단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난 뒤에 고소를 취하했다면 다.. 더보기
성폭력 가해자를 남편으로 둔 '아내'의 이야기 상담소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많이 만나게 되는 사람이 성폭력피해 당사자인 피해자이고 다음이 피해자의 가족 및 도움을 주고자 하는 주변인이다. 그리고 끝으로 가끔, 정말 가끔씩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손님이 있는데, 이들은 바로 ‘가해자의 아내’이다. 얼마 전 작은 목소리로 ‘이어진 선생님’을 찾는 한 여성이 상담소 문을 들어섰다. 면담 약속이 없던 날이었기에 조심스레 다가서니 상담을 요청한다고 했다. 그리고 천천히 본인을 소개했다. 본인은 내가 사건지원하고 있는 A사건 가해자의 아내로 상담자인 내가 자초지종을 잘 모르고 피해자를 지원 하는 것 같아 진실을 알려주고 싶어서 어렵게 상담소를 방문했다고 했다. 그리고 본인도 상담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으로, 상담자가 한 쪽의 말.. 더보기
김치국물을 쏟으며 성폭력을 생각한다... _성문화운동팀 보짱 내가 상담하는 사건의 가해자가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났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 피해자가 차를 끓이다가 뜨거운 물을 쏟아서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집에서 밥을 먹고 차를 끓이다보니 문득 그 생각이 났다. 가해자가 구속되었다가 풀려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심정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어떤 심정이었을까.... 어떤 심정이었을까.... 반찬그릇을 치우며, 헹주로 상을 닦으며, 컵을 꺼내며 계속 그 생각이 났다. 그러다가 아차 하고 정신을 놓친 사이에 김치그릇이 바닥에 보기좋게 미끄러졌다. 시큼한 냄새와 함께 짜증이 왈칵 솟는다. 온 사방에 튄 김치국물을 닦다가 주저앉아서 몽롱하고 허탈한 심정이 든다. 김치국물을 다 닦고서도 계속해서 퀴퀴한 냄새가 따라다닌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도 여전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