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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갓갓 1심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3/10)

사진 제공: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한 모든 문제에 복합적으로 대응하고자 2020214일 출범한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311, ‘N번방운영자 문형욱(갓갓)1심 선고 공판을 하루 앞둔 3월 10일, 공대위는 문형욱(갓갓)의 무기징역 선고를 요구하고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이후 추가피해에 대해 전하는 기자회견을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하였습니.

* 기자회견 후 해당 공판에서 증거목록 확인 등을 위해 변론이 재개 되었습니다. 연기된 선고일은 4월 8일(예정)입니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갓갓 1심 선고에 대한 기자회견]

'N번방 운영자, 갓갓의 무기징역 선고를 요구한다'

 

■ 일시 : 2021년 3월 10일(수) 오전 11시

 장소 :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

 주최 :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순서 (사회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김여진 활동가)

1. 가해자에 대한 엄중처벌 없이는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은 없다.

   _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유승희 변호사

2. 계속되는 추가 피해, 텔레그램 성착취는 끝나지 않았다.

   _ 한국성폭력상담소 노선이 활동가(대독_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안경옥 공동대표)

3. 법원은 피해자와 시민에게 엄중한 판결로 응답해야 한다.

   _ 다시함께상담센터 김민영 소장

4. 퍼포먼스

5. 기자회견문 낭독

각 발언문은 <더보기>를 클릭하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발언 1 _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유승희 변호사

 

가해자에 대한 엄중처벌 없이는 피해자에 대한 피해회복은 없다 - 법률지원 관점에서 바라본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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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은 1심 재판에서 2020. 11. 27. 징역 40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진행 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조주빈의 선고 이후 디지털 성범죄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계속되리라 생각했지만, 문형욱의 공범으로 재판을 받은 안승진은 202012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을 뿐입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사회에 퍼지기 전 1심 선고를 받았던 문형욱의 공범들이 모두 5년 미만의 형을 선고받았던 것에 비하면 엄중한 처벌이라고 혹자는 말할지 모르나, 디지털 성범죄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공분과 공감 속에서 법률이 개정되고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안이 시행된 이후에도 갓갓의 공범인 안승진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것은 그의 범죄사실에 비추어 충분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위 사건과 같이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법원의 판단은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다른 수많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디지털 성범죄자들이 그들의 범죄사실에 부합하는 선고형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피해자들은 분노하고 또 무기력해져가고 있습니다.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며 수사기관을 조롱하던 갓갓, 문형욱을 결국 재판정에 세울 수 있었던 피해자들의 용기였습니다. 수많은 피해자들은 자신의 피해사실을 밝혀 갓갓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던 범죄자 문형욱을 모두가 마주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답변과, 매일 반복되는 새로운 피해 속에서, 어렵고 지난한 수사 및 재판 참여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것은 문형욱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용기가 가해자 처벌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험했고 이 같은 경험은 피해자가 피해회복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또 다른 용기를 갖게 해줄 것입니다.

 

내일은 텔레그램 n번방의 운영자였던 문형욱의 1심 재판 선고일입니다. 검찰은 문형욱의 범행에 대하여 무기징역을 구형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피해사실을 알리고 수사에 참여하며 피해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고, 이제는 이 사건의 재판부가 짧게는 피해자들의 용기에 답변할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이 사건 재판부는 갓갓, 문형욱의 범죄에 대하여 우리 법률이 정하는 가장 무거운 형을 선고하시어 피해자들이 향후 이 사건을 딛고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 발언 2 _ 한국성폭력상담소 노선이 활동가

 

계속되는 추가 피해, 텔레그램 성착취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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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텔레그램 성착취가 알려진 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조주빈을 비롯한 박사방 공범들에 대한 2심 두번째 공판이 이번 화요일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갓갓 문형욱의 1심 선고일입니다.

 

박사 조주빈이 검거되고도 갓갓 문형욱이 검거된 것은 두 달 정도가 지난 후였습니다. N번방이라는 이름의 성착취 공간을 만들어 내고, 수십만 명의 공모자들에게 여성들의 피해촬영물을 유포한 문형욱이 검거되었을 때, 조주빈이 검거되었을 때보다는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졌다고 느꼈습니다. 그것이 아마 문형욱이 두 달 동안 수사망을 피해 숨어있었던 이유일 수도 있겠습니다. 많은 이들의 분노와 관심이 사그라들기를 바랬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들은 사람들의 기억과 관심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와중에 시간은 피해자들에게도 흐릅니다. 지금도 피해자들은 힘을 내어 다시 일상을 찾아 삶을 살아나가기 위해 분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된 공범들이 검거되고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이 와중에도, 당시의 피해촬영물과 피해자들의 신상은 여전히 온라인 공간에서 버젓이 거래되고, 유통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텔레그램 피해 촬영물을 판매한다는 트윗 계정을 발견한 피해자분이 저희에게 알려주셨습니다. 비록 자신의 피해촬영물은 아니었지만, 피해 당시에 그 방에 올라오던 피해자의 촬영물이 거래되는 참담한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입니다.

 

다른 피해자분들은 피해촬영물과 함께 유포된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에게 접근,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하거나,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알려오기도 했습니다. 전화번호를 몇 번이나 바꿨는지 모른다며, 피해자를 찾아다니는 또 다른 가해자들 때문에 다시 전화번호를 바꾸고, 이름과 주민번호까지 바꾸면서 일상을 지켜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오늘처럼 텔레그램성착취사건을 잊지 말고, 제대로 된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거나, 피해자들이 용기 내어 직접 목소리를 낼 때, 어떤 피해자분들은 또 다시 텔레그램이라는 키워드가 사람들 입과 검색창에 오르내릴 것이라 걱정합니다. 자신의 혹은 다른 피해자들의 피해촬영물이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고, 사람들의 접근이 많아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당시의 피해촬영물을 찾아내어 그를 이용해 피해자를 위협하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공대위에서는 이렇게 추가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참담함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피해촬영물을 만들거나, 만들도록 강요하고, 유포하여 경제적 이득을 취한 사람들 중 극히 일부 만이 사법적 처벌을 받고 있거나 기다리고 있을 뿐, 여전히 피해촬영물이 온라인 공간 어딘가에서 거래되고 상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엄중히 경고합니다.

지금 당신이 소지하고, 시청하고, 유포하는 그 피해 촬영물, 그리고 그를 이용해 피해자와 피해자의 주변인들에게 접근하여 위협하고 협박하는 모든 행위는 법적 처벌 대상입니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더라도 교묘하게 피해자를 위협하고 공격하는 모든 행위는 가해입니다. 지금 당장 멈추십시오. 더 이상의 디지털 성폭력 가해 행위를 중단하십시오! 텔레그램성착취공대위는 피해자들의 추가 피해까지도 함께 대응할 것입니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함께 분노했던 시민들에게 정중히 고합니다.

텔레그램 성착취 피해자와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에 더 끈질긴 연대와 응원이 필요합니다. 텔레그램 성착취와 같은 전대미문의 젠더폭력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은 현재 확인된 가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확실한 처벌을 하는 것입니다. 내일 갓갓 문형욱의 1심 선고 뿐 아니라 앞으로 관련 재판들에 관심 갖고 지켜보며,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함께 내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끈질기게 싸우면 결국은 바뀔 것입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발언 3 _ 다시함께상담센터 김민영 소장

 

법원은 피해자와 시민에게 엄중한 판결로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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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21310일도 텔레그램 성착취 N번방 창시자 갓갓 문형욱의 범죄는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문형욱은 한 사람일지언정, 복제를 거듭한 수법과 유사정범은 이 땅에 널렸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멈추는 법이 없었고, 그들 중 대다수가 남아 있으며, 그들이 향유한 능욕의 편린들이 우리와 함께 숨쉬고 있습니다.

 

문형욱은 여러 개의 SNS 계정을 운영하며 경찰 사칭과 협박을 번갈아 활용했고, 피해자의 인신을 구속하면서 자유자재로 부린 잔혹한 악질 성착취범입니다. 여성들을 노예 삼고, 게임이라 농하며 군림했던 그간의 범행에 걸맞는 처절한 댓가를 반드시 몸소 살아내야 마땅합니다.

 

본 센터는 N번방 피해자들을 지원하면서 해당 사건이 가져온 막대한 변화와 아픔 가운데 그녀들이 이 시간들을 살아내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지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매 사건, 매 피의자마다 자신의 피해사실을 진술해야 했고, 발생 과정을 구체적으로 기억해야 했습니다. 가해자 강력처벌을 위해서 피해자 스스로가 매순간을 떠올리고 증명해야 했단 말입니다.

텔레그램 성착취를 기점으로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진화한 바가 있다면, 그것은 오롯이 가해자들의 폭력을 버텨내고 생존하여 그들의 범죄를 고발한 피해자들의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 모든 사건 과정에서 보고 들었던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되새기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는 더 이상 피해자의 희생 없이도 안전한 사회-성평등한 사회-성착취 없는 사회를 향해갈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만 합니다. 성착취 범죄 근절과 강력처벌이 더 이상 피해자의 고통과 수고로움에 기대서는 안될 말입니다.

 

바로 그 출발은 내일(3/11) 있을 문형욱의 무기징역형 선고가 될 것입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문형욱에게 구형한 무기징역형을 적극 수렴하여 반드시 피해자가 납득할 만한, 또 응당 합당한 무기징역을 선고해야 합니다. 잔혹한 범죄에 대한 정확한 판결과 경종은 문형욱 본인은 물론, 그를 갓갓이라 칭송하고 동조했음에도 버젓이 남은 자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될 것입니다.

 

판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행여나 금전적 편취나 이득의 정도가, 반성문 제출횟수로 집약되는 반성의 정도가, 그의 젊음이, 동종 전과 전력이나 그 밖의 것들이 그의 형량을 감해주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합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그는 수사망이 좁혀오지 않았으면 새로운 피해자를 계속 물색했을 것이고, 각종 흉기와 교묘한 협박을 이어가며 인신을 구속하고, 자해를 명령하고, 촬영물을 양산하고, 새로운 공모자들과 함께 그야말로 N개의 성착취를 이어갔을 것입니다. 법원은 그가 검거 초기 천연덕스럽게 범행을 부인했던 장면을 또렷이 기억해야 하며, 무엇보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시민들의 공분과 경악 앞에 엄중한 판결로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N번방에서 감방으로, 무기징역 선고하라!!!

가해자 감형전략, 이제는 안 통한다, 무기징역 선고하라!!!

무기징역 확정으로, N개의 성착취 끝장을 이어가자!!!


사진 제공: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 기자회견문

 

갓갓 문형욱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라!”

 

갓갓 문형욱은 아동 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상해 등 12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god)라는 닉네임을 쓰며 텔레그램 N번방에서 신처럼 군림했다. 갓갓은 경찰을 사칭하여 피해자를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뒤, 성착취물을 요구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런 수법으로 2017 1월부터 총 1,275차례 성착취물 제작을 강요했으며, 3,762개의 성착취물을 배포했다. 피해 청소년의 부모 3명에게도 성착취물을 유포할 것이라며 협박했다. 2018년에는 피해자 2명에게 흉기로 자기 신체에 특정 글귀를 새기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러한 갓갓 문형욱의 범죄는 더 악랄해져 2019 2월에는 텔레그램 N번방을 통해 영상물을 유포하기 시작했다. 갓갓의 N번방은 고담방으로, 다시 박사방으로 만들어졌다. 가담한 가해자만 3,757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악랄한 범죄의 시초에는 갓갓 문형욱이 있었다. 갓갓은 성착취물 제작을 게임이라고 표현하며 피해자들이 도망쳤으니 벌칙을 준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피해자 탓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N번방 가담자의 판결을 보면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 1,300여개를 제작, 배포한 박모씨에게 2 6개월을,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신모씨에겐 징역 2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모두 갓갓 문형욱과 같은 수법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한 이들이다. 감형 사유는 피고인의 나이가 젊어서, 지인들이 선처를 구해서, 피고인이 오랜 기간 용서를 구하고자 노력했기에 등이다. 다른 가담자의 판결을 보면 더 어이가 없다. 벌금형이 159(50.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집행유예131, 실형 16, 무죄 5건 순이다. 이는 가해자들에게 디지털 성착취 범죄를 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니면 무엇인가. 아직도 텔레그램에 유령처럼 떠돌며 영상을 구걸하는 많은 성범죄자들이 있다. 우리는 제2의 문형욱의 탄생을 지켜만 볼 수 없다.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 2의 문형욱을 꿈꾸는 많은 예비 성범죄자들에게 경종을 울릴 시간이다. 참혹한 범죄를 잊지 않기 위해, 우리는 외친다. 갓갓 문형욱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라! 문형욱의 판결은 제2의 문형욱, 2의 조주빈을 향한 경고장임을 잊지 마라!

 

  디지털 성착취는 더 악랄하게 더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들은 잡으려는 경찰을 따돌리며 비웃었다. 검경, 법원에게는 디지털 성착취 범죄를 근절해야하는 임무가 있다. 제대로 된 수사와 판결을 하라. 우리는 디지털 성착취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고 지켜볼 것이다. 갓갓 문형욱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