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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주짓수 투데이 클래스 <MY GROUND>

 

그라운드에서 몸의 대응력을 탐색하고 높여보는 주짓수 2회 클래스. 혼자보다는 함께 일상의 여/성폭력에 맞서는 힘을 기르는 시간!”

지난 1121(), 22() 오후 4시부터 6, 주짓수 투데이 클래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클래스는 지난 자기방어훈련 <일상 대응 연습>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는데요, 물리력에 대응하는 몸의 기술을 조금 더 익히고 싶은 마음이 참가자도 기획자도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수업을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위밋업스포츠의 여러 강사선생님들께서 자기방어의 관점을 수업 곳곳에 녹여서 진행해주셨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아쉽지만 참여자 수를 12명으로 제한하여 신청 받고, 휴식하는 기간 없이 연달아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준비운동 게임 중

첫 째날에는 주짓수의 기본 동작을 배웠습니다. 먼저 수업에 참여하는 현재의 기분과 나갈 때의 느끼고 싶은 기분을 체크하고 몸을 풀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조금 무겁고 뻐근하고 지쳐있을까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컨디션이 좋지는 않지만 나갈 때는 가벼운 몸으로, 환하게 웃고 싶다고 답해주셨습니다.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멀미를 해버린 두 실무자도 마찬가지였어요. 준비운동과 게임으로 몸에 열을 내준 후에, 본격적으로 주짓수 동작을 배웠습니다.

 

다리, 복근, 팔 모든 곳에 힘이 들어갔지만 물리력에 대응할 때 이런 곳에도 힘이 필요하구나 싶었던 부위는 이었습니다. 몸 위에 서서 나를 제압하려는 상대로부터 방어할 때 머리를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계속 들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두 번 째 날에 넘어지는 연습을 했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잘 넘어지기 위해서는 머리를 들어 배를 봐야하고, 아무리 목에 힘을 주어도 머리가 뒤로 넘어가서 이것만으로도 수없는 연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어할 때에는 발로 골반, 무릎(옆으로 밀기), 어깨를 밀었고, 상대의 다리가 몸쪽으로 더 들어오지 못하도록 내 무릎을 구부려 상대 다리 앞에 댄 후에 옆 쪽의 빈 공간으로 엉덩이를 쭉 빼고 빠져나갔습니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는 일이었고 역시나 가장 힘든 것은 고개를 계속 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무척 즐거웠고, 그 분위기에 쉼없이 달려서 그랬는지 다음 날 몇 분이 심한 근육통으로 못나오시기도 했습니다.

몸의 근육을 깨우기 위한 윗몸일으키기 

두 번째날에는 중간중간 꼭 물 마시기를 서로 강조하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날도 마찬가지로 몸과 마음을 체크하고 상대방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주는 활동으로 시작했습니다. 준비운동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두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한 다음에 이긴 사람은 쫓아가서 상대를 터치하고, 진 사람은 터치 되지 않도록 도망가는 것입니다. 빠른 판단력(이겼는지, 이기면 뭘해야하는지 생각보다 판단이 빠르게 안되더라고요), 순발력을 요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효율적으로 도망가고’ ‘쫓아가려면’ 몸을 최소한으로 움직이며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열어야 하고, 양 발이 일직선보다 사선에 놓여있는 것이 더 좋다는 강사 선생님 말씀도 자기방어훈련의 방어/공격 자세가 떠올라 재밌었습니다.

두 번째 날, 대련하며 주짓수의 매력에 조금 더 다가가기

본격적인 주짓수 수업에서는 첫 째날에 배웠던 동작을 응용하여 실제 서로 제압하고 제압하는 상대로부터 빠져나가는 연습을 해보았습니다. 새로운 동작도 추가되었습니다. 상대방이 배 위에 올라타 있는 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내 위에 올라와 있는 상대방의 한쪽 다리를 나의 두 다리로 감싸 묶고, 그것을 지지받아 몸을 옆으로 돌려 빠져나오는 동작을 배우기도 했는데, 상대방이 몸을 누르고 있기 때문에 첫날보다 더 많은 힘이 들어갔습니다. 영광스럽게도! 관장님이 연습 상대가 되어주셨는데요, 당연한 일이지만 관장님을 제압할 수도, 관장님에게서 빠져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두 번의 수업에서 좋았던 것은 멋진 여성 강사님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것...! 강사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수업, 함께 참여했던 분들의 적극적인 태도 때문에 정말 이틀 후회없이 배우고 운동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채롭게 수업을 꾸며주신 위밋업스포츠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멋진 강사님들!!

두 번의 클래스는 우리의 대응력을 탐색해 보는시간 정도였을 것입니다. 주짓수를 정말 맛보기 한 정도이겠지요. 하지만 우리 안에 심어진 용기, 가능성, 즐거움, 활력은 작지 않습니다. 자기방어훈련을 긴 과정이니까요, 이번의 경험은 또 다른 경험과 행동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후기를 작성하며 사진을 보니 주짓수 수업을 또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음껏 움직이기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이 아쉽기만 합니다. 그렇지만 틈을 찾아, 계속 자기방어훈련하고 대응하고 운동하며 지내면 좋겠습니다!

 

두 번의 훈련을 마무리 하며 기념 사진

<이 글은 성문화운동팀 신아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