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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시끌 상담소

어린이성폭력예방교육에 대한 다른 생각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상담소 2009. 8. 13. 15:57

 

 
  성폭력상담원교육을 들어야 하는 특명이 떨어지고, 제가 성폭력상담원교육을 듣기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발견한 괜찮은 성폭력상담원교육! 그것은 바로 서강대의 ‘맞춤형 성인지감수성 교육’이었습니다.

 어? 성폭력상담소활동가가 왜 성폭력상담원교육을 다른 곳에서 듣지? 라는 생각을 하실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안내를 하자면,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2007년까지 성폭력상담원교육을 했었지만 기본교육을 하는 곳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 상담소의 기본교육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전국적으로 심화교육에 대한 필요에도 불구하고 교육기관은 부족한 현실에서 본교육대신 심화교육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이번 교육에서 들었던 많은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 너무 흥미롭고 다시 생각할 수 있던 계기였기에 여러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고자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깁니다.



  대학시절, 자원봉사활동을 가면 항상 한쪽 방에서는 아이들을 모아놓고 성폭력(유괴)예방교육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전문가들이 그 교육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으니 그렇게 많은 곳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교육하는 것이겠지하고 당연하다는 듯 무심코 넘겼지만 상당원 교육을 듣고 생각해보니 그런 교육이 과연 아이들을 위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듭니다.


  한때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이를 엘리베이터에서 끌고나가 어찌해보려는 나쁜 아저씨에게 강하게 저항하며 나가지 않으려는 한 여자아이, 그 모습은 참으로 끔찍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마음 안 아픈 사람은 없었겠지만, 우리는 그 사건을 보며 어디에 주목해야했을까요?

  그 소녀의 강한 저항에 주목해야 했을까요?
 
아니면 그곳에 그 소녀를 구해줄 어른이 있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했을까요?

  “안돼요~싫어요~♬”라는 노래와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면서 ‘아동은 성폭력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하게 되더라도 저항해야 한다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아동 성폭력 예방 교육’의 주된 내용입니다.

  진짜 상황은 무서울텐데 노래로 즐겁게 했던 “싫다”는 말이 그 상황에서 나올까요? 설령 저항을 하더라도 그 아이가 만약 아무도 없는 곳, 아무도 못 도와줄 곳이었다면 저항의 결과는 달라졌겠죠.

 그리고 그런 내용의 교육이 미칠 영향은 어떠할까요? 어른들을 피해 다니고, 말을 걸면 회피하고, 친한 친구들을 제외한 다른 친구들을 거부하는 등 사람을 거부하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교육은“내가 이미 가르쳐줬는데, 너는 왜 성폭행을 당했니?”라는 질타를 듣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마저 드는 교육입니다. 사실 그것은 성폭력의 원인도, 치유의 몫도 피해자가 지게되는 구조를 성립시키는 데 일조한다고 볼 수 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동뿐만 아니라 성폭력피해여성들에게도 ‘순결을 못지킬거면 죽음을 불사해서라도 저항해야한다’고 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흥미로운 조사내용을 들었습니다.

  2007년 보건사회연구원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내용을 보면, 설문에 참여한 성폭력 피해 여성 188명 가운데 49.7%가 저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항의 결과를 보면 성폭력과 함께 심각한 신체적 폭력을 당한 여성이 52.1%였고, 성폭력은 면했지만 심각한 폭력을 당한 여성이 10.6%로 나타났다.

   이 결과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사회가 ‘죽음을 불사해서라도 성폭력은 면해야 한다’는 교육을 주입한 결과가 아닐까요? “법적으로도, 죽더라도 미친 듯이 저항해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탓할 것이다”라는 암묵적인 교육에 의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미국에서는 성폭력예방교육 시 이런 말을 한다고 합니다.

  “저항보다는 너의 목숨이 우선이다”

   
   어느 날 이메일이 날아왔습니다. 한 재단에서 아동성폭력(유괴)예방교육을 후원한다는 내용의 메일. 그 교육이 최선일까요?

   아이들의 (저항)교육에 투자하는 돈을 어른들의 (인식)교육에 투자해서 얻어내는 이득이 더 많을 텐데, 아이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될 교육을 보니 마음이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이 씁쓸한 마음을 달래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이현혜 교수님의 말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아동이 스스로 피해를 예방하도록 교육을 하기 보다는, 성인이 어떻게 아동을 보호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고 교육을 하는 것이 성폭력을 예방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것이다.”


by 상담소 활동가 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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