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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감수성과 성교육/性깔있는 성교육

[性깔있는 성교육] 나는 준비된 부모일까?- ④ 성기에 대해 이야기 할 때!

한국성폭력상담소와 문학동네가 함께하는 <性깔있는 성교육>은 아이들에게 성(性)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 할 것인가를 묻고 답하며 고민을 나누는 자리입니다.예상치 못한 아이들의 질문과 행동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 많은 분들의 생생한 고민과 속 시원한 답변을 나누고 싶으시다면 문학동네 어린이 네이버 카페방문해 주세요!

 

Q. 유치원에 다니는 우리 딸아이는 가끔씩 자신의 성기를 만지기도 하고 같이 목욕할 때면 자기와 다르게 생긴 어린 남동생의 성기를 유심히 관찰하기도 해요. 그래서 아무래도 남자와 여자가 지닌 성기의 차이를 슬슬 설명해 줘야 할 것 같은데 그 이름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제 입안에서도 맴돌기만 할 뿐, 자꾸 머뭇거리게 되네요. 제 스스로가 편하게 명칭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까닭일까요?
아이와 서로 밀접함을 느끼며 편하게 시작하고 싶은데요. 다들 어떤 단어로 성기를 부르시나요?
우리가 흔히 아는 이름을 그대로 쓰시며 이야기하시나요?
아니면 아이와 함께 의논해서 친숙하게 부를 새 이름을 붙이시나요?


아이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성기에 관심을 보이거나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하면,
그 때가 성기에 대해 설명해 줄 때입니다.
5-7세의 아이들이 유독 병원놀이를 많이 하는 이유가 바로 몸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이 많아지기 때문이지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들이 어울려 놀다가 '엄청난 집중력'으로 서로의 성기를 관찰하는 일이 종종있습니다.
이건 서로의 몸의 차이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니, 당황하여 아이를 혼내거나 윽박지르지 마세요.
이 때가 바로 아이의 궁금증을 충분히 설명해 주실 좋은 기회입니다.

그럼 성기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이야기해볼까요?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에는 여러가지가 있어요.
일단 성기를 통칭하는 단어부터 살펴보면, 성별구분없이 사용하는 성기, 생식기
또 성별을 구분해서 말하는 음순, 음경, 보지, 자지 등이 있습니다.

생식기는 생식기능을 부각시켜 표현하는 단어이며 <성=임신 & 출산> 이라는 것을 강하게 암시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이에게 성기를 설명할 때 "아기를 만들기 위해 있는거야" 라는 식의 설명을 많이 합니다만, 이것역시 성기에 한정하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성기는 생식기 말고도 즐거움, 쾌락의 기능을 합니다.
이런 기능에 대해 말로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성기라는 단어를 의식적으로 사용하여 성기의 다양한 의미를 전달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책에서는 여성의 성기에 자궁까지 포함하여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역시 여성의 성(기)를 지극히 임신/출산에 국한해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게다가 자궁은 성기가 아닙니다.)

언어는 우리들의 생각과 관점을 반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단어를 선택해서 사용하는지,
특정 단어를 사용할 때 불편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교육을 하겠다는 부모님들이라면 신체명칭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에게 성기에 대해 설명하려고 생각만해도 불편하거나 민망한 마음이 든다면,
왜 그런지 자신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맨 처음 시작할 때 해본 체크리스츠를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성기를 가리키는 단어 중 보지, 자지라는 말은 순우리말이지만 욕으로 많이 쓰이는 까닭에
부정적인 느낌과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성기'라고 하거나, 남녀의 성기를 구별해서 부를 경우엔,
남자의 성기는  '음경' 여서의 성기는 '음순' 이라고 말해주세요.

아이에게 성기의 모양과, 남녀 차이를 더 설명해 주어야 할 때는 그림을 그리거나,
성교육책에 나와 있는 그림을 보여주며 설명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대게 성교육서에서는 여자의 성기를 음핵, 대음순, 소음순, 요도구, 질구로
또 남자의 성기는 음경, 음남, 귀두 정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그러나 이 단어들은 아이들에게 어렵게 들리는 한자어이기도 하고 또 아이들이 정말로 궁금해 하는 것은 아니니,
굳이 다 설명하기보다는 아이가 직접 만지거나 물어보는 부분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게세 성기의 정확한 명칭을 알려주는 것은 중요합니다.
고추나 잠지, 거기, 아래 증의 애매한 말로 돌려서말하는 것은 
성기를 지칭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을 무의식적으로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주 어린아이(3살이하)의 경우처럼, 성기의 이름을 정확히 아는 것보다
자신의 몸에 이러한 역할과 기능을 하는 신체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아기 때는 밥을 맘마라고 하지만 커가면서 밥이라는 정확한 용어를 알아가듯이,
처음에는 아이에게 익숙하고 편한 단어로 지칭하더라도
6-7세 정도부터는 원래 이름은 성기, 음경, 음순 이라고 이야기해 주세요.

아이에게 성기를 당당히 성기라고 말할 수 있고,
아이가 자신과 타인의 성기에 호기심을 가질 때얼굴을 붉히지 않고 성기모양까지 그리며
자연스럽게 이름을 알려줄 수 있는 부모라면 이미 훌륭한 성교육자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체크리스트의 충격(?)을 기억하시나요?
아이의 성교육은 곧 나 스스로의 성교육임을 잊지마세요!

-효효

 <性깔 있는 성교육>은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性깔있는 성교육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있는 성교육책으로 엮어질 예정이랍니다! 같이 나누고 싶은 고민과 이야기가 있으시다면 문학동네 어린이 네이버 카페 방문해주세요!

[출처] 문학동네 어린이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kidsmunhak.cafe)'性깔 있는 성교육'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