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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언과 성희롱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성폭력상담소 2010. 8. 17. 00:46


2010년 8월 12일 오전, <정치인의 성희롱 발언,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위해
여성단체들과 각 정당의 여성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제목만 들어도 한숨이 길게 나옵니다.
정치인의 성희롱 발언은 다 무엇이며,
이걸 이대로 둘 것인지 말 것인지를 토론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네, 그렇습니다. 지난 7월에 있었던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으로
끊이지 않는 정치인들의 성희롱/성추행은 또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토론회의 발제문을 준비하면서 2002년도 이후에 여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던 사건만을 추려 정리했는데도 9가지나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여론화 되었던 사건들은 일일이 나열하기에도 힘들만큼 많았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아! 그 사건!' 하면서 기억이 딱 떠오르더군요.


토론회 하루 전 날인 11일,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mbn과의 인터뷰에서
"젊은 의원이 해서는 안 될 실언을 한 것으로 본인이 뉘우치고 있다"며
"앞으로 주의하도록 징계하되 의원직은 유지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스스로 여론의 비난을 자초했습니다.
강 의원이 뉘우치고 있다고요?
제명을 결정한 당 윤리위원회에는 재심을 청구하고(기각되었지만),
강 의원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기사를 쓴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언론중재위 결정을 통해 반론보도를 하는 일련의 행동이 ‘뉘우침’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요!
결국 한나라당은 7.28 재보선을 앞두고 ‘선거용’으로 제명 조치를 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밖에는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치인의 성희롱 발언, 이대로 둘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정당 차원의 자정노력과 국회 차원의 제도 정비의 필요성 등이 열띠게 논의되었습니다.
정당에서는 당헌과 당규를 개정해서 성희롱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당의 공천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외부단체 등에서의 정당감시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국회차원에서도 윤리강령 및 국회의원 윤리실천규범에 인권 관련 범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정치인들의 인권침해 행위를 징계할 수 있는 제도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강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실언’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강 의원이 했던 말들은 그에게는 실언일지 모르겠습니다.
적절하지 못한 자리에서 말을 내뱉은 실수.
하지만 그런 말이 적절한 자리는 어디일까요?
도대체 어떤 자리라면 ‘예쁜여자, 못생긴 여자로 토론팀을 구성해야 눈길을 끌 수 있다’는 말이 적정한 언행이 될까요?
‘실언’과 ‘성희롱 발언’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인권감수성이 딱 그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상식적인 주제를 놓고 토론까지 해야하는 상황이 씁쓸하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 대안이 논의되었다는 점에서 그래도 소득이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됩니다.
한나라당의 불참이 못내 유감스럽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남성중심적 정당문화의 문제점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각자 정당으로 돌아가면 여성위원들의 목소리가 묻히고 밀리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그럴수록 여성들 간의 연대가 중요하겠지요. 여와 야, 당과 단체, 개인과 공동체를 넘나드는 여성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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